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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올드보이> 복수의 끝, 인간은 무엇을 마주하게 되는가

by 고로나민씨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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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누가, 왜, 나를 가뒀는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선, 심리와 본능, 윤리와 감정의 끝을 탐험하는 문제작입니다. 제56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이후 한국 여황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대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전개 속에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2. 줄거리

평범한 회사원 오대수(최민식 분)는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어 15년 동안 이유도 모른 채 감금됩니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일상, 자유를 모두 잃은 그는 자신을 가둔 자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죠.

15년 만에 갑작스럽게 풀려난 대수는, 자신을 가둔 인물과 그 이유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요리사 미도(강혜정 분)를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점차 의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퍼즐을 맞춰갈수록 그는 상상도 못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고, 그 진실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어두운 영역을 들추어냅니다.

3. 분석

≪올드보이≫는 겉으로는 복수극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속엔 인간 존재에 대한 철저한 해부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강렬한 테마는 기억과 죄의식, 그리고 자의식입니다. 이 영화에서 '복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민감하고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오대수는 철저히 망가진 상태에서 다시 태어나야만 했고, 그 과정은 결코 영웅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 진실과 고통 사이의 모호함, 용서와 망각의 가능성이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죠. 특히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 카메라 무빙 그리고 초점 맞춤의 활용은 고통과 긴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대표적인 복도 원테이크 액션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4. 결말

오대수를 가둔 인물은 이우진(유지태 분). 그는 과거 자신의 여동생과 관련된 어떤 사건에서 비롯된 복수를 계획했고, 오대수에게 극단적인 심리적 고통을 선사합니다. 그가 15년간 오대수를 가둔 이유, 미도와의 관계까지 모두 이우진의 정교한 설계였고, 오대수는 마지막 순간에 이 모든 진실을 마주하며 무너집니다. 그는 자신의 혀를 자르고, 이우진에게 굴복함으로써 진실을 '덮기'로 선택합니다. 영화는 끝내 진실을 잊고 미도와 함께 살아가려는 오대수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며, 관객에게 기억을 잊는다는 것의 의미, 고통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정의를 되묻습니다.

5. 마무리한 줄

≪올드보이≫는 복수라는 외피 아래, 기억과 인간 본성, 죄책감과 자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충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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